공자는 태산에 올라가 흘러가는 물을 보고 탄식했고, 주자는 남악에 올라 무이(武荑)의 구곡(九曲)을 읊었다고.
산과 물과 계곡이 어우러진 구만산(九萬山 · 785m)은 영남알프스의 가장 서쪽에 위치해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과 경상북도 청도군 매전면의 접경을 이루고 있다. 동쪽으로 억산, 운문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지산에 맥을 대고 서쪽으로 육화산, 보두산, 낙화산 등등이 솟아 있다. 남으로 산내천이 좌절우곡(左折右曲) 하면서 밀양강으로 흘러 들고, 북에는 동창천이 구만산릉을 따라 다투듯 굽이쳐 흐른다.
억산에서 이어지는 서쪽 능선의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 구만산이란 묏부리를 낳으면서 이 능선 7㎞는 최근 종주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구만산의 능선흐름이 남쪽으로 계속 뻗다가 산내천의 언저리에 있는 양촌마을에서 그 맥을 끝낸다. 이렇게 펼쳐진 능선을 중심으로 억산 남서릉과의 겨드랑이 밑으로 인골을 파놓고 있다. 골짜기의 자연은 말할 것도 없고 거기서 흘러내리는 많은 양의 물은 봉의 저수지에 담았다가 주변 일대의 농사에 쓰인다. 반면 서쪽으로 뻗쳐진 능선은 육화산을 비켜 지나면서 봉의리 산간마을이 있는 오치령에서 산세를 낮추며 그 사이에 남쪽으로 비경의 골짜기를 숨겨놓고 있다.
이곳 이 그 유명한 구만동 통수골이다. 구만산은 임진왜란 때 9만 명의 마을사람들이 난을 피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물론 이웃 석골사계곡과 쇠점골 일대가 임진왜란에 얽힌 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구만산은 산 자체만을 떼놓고 본다면 볼품도 없고 아무런 멋도 없다. 하지만 구만동계곡이 있기에 구만산의 명성과 운치를 더해 준다고나 할까? 어쨌든 통수골의 숨겨진 비경 때문에 이 산이 알려지고 또 산행지로서의 제몫을 다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9만 명이라는 많은 사람이 난을 피했다고 한다면 그 장소 역시 이 계곡밖에는 달리 찾을 수가 없다.
아 름다운 계곡과 전설을 안고있는 구만산이 그동안 숨겨져온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언양의 고헌산이 정상의 푸른 초원과 계곡의 시원함에다 영남알프스의 조망이 뛰어나면서도 가지산의 유명세에 밀려났던 것과 같다. 물론 영남알프스의 최서단에 있다는 지리적 여건 외에도 주변에 가지산, 재약산, 운문산, 억산, 얼음골 쇠점골, 호박소 등등의 이름난 산과 명소들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구만산의 통수골은 송백리에서 2시간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에 생각보다 번거로운 면도 없지 않다. 그러다 보니 산과 계곡은 자연상태가 대체로 깨끗이 잘 보존되어 있다.
최근 들어 찾는 발길이 늘어나지만 등산로가 제대로 있을 턱이 없다. 산정에도 올라보면 정상다운 멋은 찾을 수 없다. 주변은 잡목이 꽉 들어차 있고 어느 산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표지석 하나 없다. 그러나 이런 정상모습에 더 매력을 느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주변의 고분과 선사시대 유적지, 미역바위 대문바위 송곳바위 등 기암괴석과 구만약수, 폭포, 담, 소 등이 어울려 한껏 풍치를 더해 주는 산이다.
구만산은 어느 코스든 일찍 산행을 시작한다면 억산이나 인골을 견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초보자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이 산도 억산과 마찬가지로 능선상에서 식수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구만산∼억산 능선을 타려면 미리 충분한 식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등산로는 크게 세 코스로 나눌 수 있는데 모두 길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수풀과 잡목이 우거지는 여름철 녹음기에는 주변의 전망이 활엽수림에 가려 잘 보이지 않으므로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다. 또 안개가 낀 흐린 날씨에는 정상이 엉뚱한 곳에 있다 싶을
정도로 방향잡기가 힘드므로 조심해야 한다. 지도와 나침반을 미리 준비해 산행에 나선다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닐 것이다.
◇ 대중교통
● 밀양에서 남명리나 얼음골쪽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 산내면 소재지인 송백리에서 하차. 구만동으로 진입
● 727m봉으로 오르겠다면 송백리를 지나 가인리 인곡3동에서 하차. 봉의저수지 왼편으로 진입
●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명리 또는 밀양까지 운행하는 시외버스 이용
산과 물과 계곡이 어우러진 구만산(九萬山 · 785m)은 영남알프스의 가장 서쪽에 위치해 경상남도 밀양시 산내면과 경상북도 청도군 매전면의 접경을 이루고 있다. 동쪽으로 억산, 운문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가지산에 맥을 대고 서쪽으로 육화산, 보두산, 낙화산 등등이 솟아 있다. 남으로 산내천이 좌절우곡(左折右曲) 하면서 밀양강으로 흘러 들고, 북에는 동창천이 구만산릉을 따라 다투듯 굽이쳐 흐른다.
억산에서 이어지는 서쪽 능선의 올망졸망한 봉우리들이 구만산이란 묏부리를 낳으면서 이 능선 7㎞는 최근 종주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구만산의 능선흐름이 남쪽으로 계속 뻗다가 산내천의 언저리에 있는 양촌마을에서 그 맥을 끝낸다. 이렇게 펼쳐진 능선을 중심으로 억산 남서릉과의 겨드랑이 밑으로 인골을 파놓고 있다. 골짜기의 자연은 말할 것도 없고 거기서 흘러내리는 많은 양의 물은 봉의 저수지에 담았다가 주변 일대의 농사에 쓰인다. 반면 서쪽으로 뻗쳐진 능선은 육화산을 비켜 지나면서 봉의리 산간마을이 있는 오치령에서 산세를 낮추며 그 사이에 남쪽으로 비경의 골짜기를 숨겨놓고 있다.
이곳 이 그 유명한 구만동 통수골이다. 구만산은 임진왜란 때 9만 명의 마을사람들이 난을 피한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이란다. 물론 이웃 석골사계곡과 쇠점골 일대가 임진왜란에 얽힌 많은 사연을 간직하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런데 구만산은 산 자체만을 떼놓고 본다면 볼품도 없고 아무런 멋도 없다. 하지만 구만동계곡이 있기에 구만산의 명성과 운치를 더해 준다고나 할까? 어쨌든 통수골의 숨겨진 비경 때문에 이 산이 알려지고 또 산행지로서의 제몫을 다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9만 명이라는 많은 사람이 난을 피했다고 한다면 그 장소 역시 이 계곡밖에는 달리 찾을 수가 없다.
아 름다운 계곡과 전설을 안고있는 구만산이 그동안 숨겨져온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언양의 고헌산이 정상의 푸른 초원과 계곡의 시원함에다 영남알프스의 조망이 뛰어나면서도 가지산의 유명세에 밀려났던 것과 같다. 물론 영남알프스의 최서단에 있다는 지리적 여건 외에도 주변에 가지산, 재약산, 운문산, 억산, 얼음골 쇠점골, 호박소 등등의 이름난 산과 명소들이 널리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구만산의 통수골은 송백리에서 2시간 거슬러 올라가야 하기에 생각보다 번거로운 면도 없지 않다. 그러다 보니 산과 계곡은 자연상태가 대체로 깨끗이 잘 보존되어 있다.
최근 들어 찾는 발길이 늘어나지만 등산로가 제대로 있을 턱이 없다. 산정에도 올라보면 정상다운 멋은 찾을 수 없다. 주변은 잡목이 꽉 들어차 있고 어느 산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표지석 하나 없다. 그러나 이런 정상모습에 더 매력을 느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주변의 고분과 선사시대 유적지, 미역바위 대문바위 송곳바위 등 기암괴석과 구만약수, 폭포, 담, 소 등이 어울려 한껏 풍치를 더해 주는 산이다.
구만산은 어느 코스든 일찍 산행을 시작한다면 억산이나 인골을 견할 수 있지만 이 역시 초보자에게는 권하고 싶지 않다. 이 산도 억산과 마찬가지로 능선상에서 식수 구하기가 어려우므로 구만산∼억산 능선을 타려면 미리 충분한 식수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등산로는 크게 세 코스로 나눌 수 있는데 모두 길찾기가 쉽지 않다. 특히 수풀과 잡목이 우거지는 여름철 녹음기에는 주변의 전망이 활엽수림에 가려 잘 보이지 않으므로 방향감각을 잃고 헤매는 경우가 많다. 또 안개가 낀 흐린 날씨에는 정상이 엉뚱한 곳에 있다 싶을
정도로 방향잡기가 힘드므로 조심해야 한다. 지도와 나침반을 미리 준비해 산행에 나선다면 크게 걱정할 일은 아닐 것이다.
◇ 대중교통
● 밀양에서 남명리나 얼음골쪽으로 가는 버스를 이용, 산내면 소재지인 송백리에서 하차. 구만동으로 진입
● 727m봉으로 오르겠다면 송백리를 지나 가인리 인곡3동에서 하차. 봉의저수지 왼편으로 진입
● 언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남명리 또는 밀양까지 운행하는 시외버스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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