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차를 몰고 감포 쪽으로 40분쯤 가다보면 문득 눈 앞에 탁 트인 푸른 바다가 펼쳐진다. 행정구역상 경북 양북면 용당리와 어일리, 봉길리 앞바다로 이 일대는 '감포 앞바다'로 잘 알려져 있다.
'죽어 동해바다의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는 유언을 남긴 문무왕의 뼈가 흩뿌려진 곳이 이곳이다. 봉길리 앞바다에 나지막히 솟아오른 바위가 바로 문무왕의 산골처(散骨處)인 대왕암. 대왕암은 네 개의 바위가 십자형의 수로를 만들면서 서 있고, 그 가운데 연못처럼 바닷물이 고여 있다.
대왕암에서 31번 국도를 타고 오르면 대왕암과 동해 바다를 고요히 바라보고 있는 정자 이견대를 만날 수 있다. 문무왕이 용으로 변한 모습이 보였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이견대는 신문왕이 만파식적(萬波息笛)을 얻은 곳이기도 하다. 만파식적은 세상의 파란을 없애고 평화롭게 한다는 전설의 피리. 지금의 건물은 1970년에 발굴된 초석을 근거로 복원해낸 것.
감포 앞바다 인근의 용당산 아랫자락에 있는 감은사터도 둘러보자. 감은사는 부처님의 힘으로 왜구를 막겠다는 의지로 문무왕이 창건에 착수, 신문왕대인 682년에 완공된 절로 알려져 있다. 이 절터엔 금당터와 함께 잘 알려진 감은사지 3층석탑이 서 있다. 높이 13m인 이 탑은 국내에서 가장 큰 삼층석탑이다. 웅장하면서도 가뿐한 모습을 한 탑신은 보는 이마다 감탄을 금치못한다. 수십개의 석재를 조립하여 탑신과 기단부를 구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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