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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림사지오층석탑 - 목조탑의 구조를 석재로써 변형하여 표현하고 있는 탑

by 넥스루비 2007. 8. 7.

충남 부여군 부여읍 동남리 379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과 함께 백제 석탑이 목탑에서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점에서 우리나라 석탑양식 계보를 정립하는 데 귀중한 자료이다.
목조건물의 가구(架構)를 모방하고 있으나 단순한 모방이 아니라 정돈된 형태에서 세련되고 창의적인 조형을 보여주고 있으며, 전체의 형태가 장중하고 명쾌한 기풍을 풍겨준다. 초층탑신(初層塔身) 4면에는 당의 소정방이 백제를 멸한 다음 그 기공문(紀功文)을 새겨 넣었으나 이는 탑이 건립된 훨씬 뒤의 일이다.
이곳 일대의 발굴조사에서 정림사명(定林寺銘)이 들어 있는 기와가 많이 출토되었다.

탑의 구조는 여러 개의 장대석으로 지대석(地臺石)을 만들고 그 위에 기단을 놓았고 기단은 단층, 2단은 높은 굄대위에 면석(面石)이 놓였는데 면석의 높이는 낮고 각 면에 양쪽 우주(隅柱0가 마련되었으며 8매의 판석으로 이루어진 갑석(甲石)은 두꺼운데 이러한 기단부의 형식은 목조 건축물 기단과 비슷한 형태를 보여준다.
갑석의 상면은 약간 경사지고, 탑신부를 받치는 굄대없이 평평한 갑석위에 탑신을 놓았다. 탑신부의 석재는 108개이고, 각층의 조립형태는 동일하다.

초층탑신은 규격이 크기 때문에 12석으로 구성되었는데 네 귀퉁이에 배흘림이 있는 우주석을 끼우고 그 사이의 각면은 2매씩의 긴 판석을 끼웠다. 2ㆍ3층은 4매석, 4층은 2매석, 5층은 1매석으로 구성. 각층의 양쪽 우주에는 역시 배흘림이 표현되었으나 초층에 비해 2층이상 탑신의 높이가 급격히 체감되어 아주 낮아졌기 때문에 우주도 짧아져서 배흘림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는 않는다.
위로 올라 갈수록 탑신석 전체에 비해 우주의 폭이 넓은 점이 눈에 띈다. 별개석으로 구성된 각층 옥개석에서 목조 가구의 변형수법을 볼 수 있다. 특히 두공(枓拱)을 변형시킨 옥개석 받침과 낙수면 네 귀퉁이에서 기와지붕의 우동마루형 등의 목조가구수법을 잘 보여주는 본보기이다.

넓고 늘씬한 옥개석 위에 별석을 놓아 높은 굄대를 만들어 그 위층의 탑신을 받치고 있어 전체적인 안정감 유지는 물론 쾌적하고 경쾌감을 더하고 있다.
상륜부는 현재 5층 옥개석 위에 거의 원추형에 가까운 노반석(露盤石) 하나가 있을 뿐 다른 부재가 없으며 찰주공(擦柱孔)은 노반을 관통하여 그 밑의 옥개석 중심부까지 패어 있다. 현재 상륜부를 결실한 노반석까지의 석재는 모두 149개이다.

초층 탑신에 당의 소정방(蘇定方)이 백제를 평정한 뒤 각자(刻字)한 글귀가 있어 한 때는 평제탑(平濟塔)이라 불리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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