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군 수북면 오정리 276
수북 학구당은 조선조에 많은 유생들을 배출하였던 곳이다. 최초 성종 4년(1473) 박·남·진씨 등 삼성씨의 주관으로 건립하여 많은 유생들이 50여년간 수학하여 오다 호랑이의 피해가 있자 철폐하였다고 한다. 그후 숙종 35년(1709)에 김·이·우·정씨의 사성이 당초의 학구당에서 300여m 떨어진 아래에 새로이 학구당을 건립하여 많은 유생들을 배출하였는데, 특히 이곳에서는 많은 진사를 배출하여 당시 수북 학구당의 위세를 과시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수북 학구당은 호랑이 피해를 몇 차례 받아 철폐 되었다가 다시 건립하였다는 내용은 다른 유적의 경우에서도 볼 수 있다. 예컨대 당시 정치·사회적 이념이 바뀜에 따라 기존에 존재하였던 앞 시대의 정치이념의 구조물들을 없애고 새로운 국가의 정치·사회적 구조에 맞는 구조물들을 앞 시대의 구조물 자리에 새로이 건립하여 현재의 정책을 유지 확립하려는 것이다. 다시 말해서 사찰이 있던 것을 허물어 버리고 그 자리에 서원이나 향교를 건립하여 앞 시대의 잔유물들을 없애버리는 방편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담양에 소재한 수남·수북 학구당은 그러한 일련의 피해를 입었던 것들로 생각되어지며, 새로운 사회적 질서에 맞는 형태로 바뀌었던 유적이라는 점에서 당시 정치·사회적 면모를 살피는 좋은 유적이라 할 것이다. 현재 수북 학구당의 건물은 1966년에 개축하였던 것으로 정면 4칸, 측면 2칸의 목조 팔작지붕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