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중구
버드내에서는 매년 음력 동짓달과 정월에 산신제와 거리제를 지내왔다. 그러나 산신제와 거리제를 모두 지내는것이 번거롭다느낀 동민들은 10수년전 거리제를 폐지하고 지금은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잠시 이미 중단된 버드내 거리제를 간략하게 살펴보고 산신제에 대해 알아보기로 하자.
거리제는 음력 정월 14일 저녁에 지냈는데, 이는 '김서방 도깨비'를 대상으로 하여 동네의 액운이 없기를 기원하는 제의였다.
제의 비용은 해마다 걸립을 돌아 집집마다 쌀 한 되를 거두어 충당했다. 제관은 거리제 며칠 전에 정갈하고 부정이 없는 사람으로 선정하였으며, 일단 제관으로 선출된 사람은 일반 제관에 준한 금기가 따랐다. 제물은 삼색실과 백설기 한 시루, 명태포, 술 등을 준비하였고, 제기는 제관으로 선정되는 사람의 집 그릇을 사용했다.
제의는 제관이 분향, 강신하고 재배한 다음 소지(대주소지, 가축소지)를 올리는데, 소지가 끝나면 해물리면서 밥,떡,과일 등을 바가지에 담아 "물 위의 김창봉 물아래 김참봉"을 세 번 외친 뒤 냇가로 던졌다. 거리제를 바치면 밤새 풍장을 치며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고 윷놀이, 주불놀이를 하며 3일을 놀았다.
한편, 산신제는 매년 동짓달에 길일을 택하여 지내오다가 20여년 전부터는 동짓달 초삼일로 못박아 놓았다. 또 예전에는 산신제를 앞두고 부정한 일이 생기면 일주일쯤 제일을 연기하여 지냈으나 호구수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일일이 부정을 가릴 수 없어 요즈음은 초상이나 출산에 개의치 않고 지냈다.
버드내에서 산신제를 지내기 시작한 것은 약 4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즉, 당시 산제당이 선 자리는 보문산의 영기를 받은 곳으로 인근의 다른 지역보다 유독 높이 솟아 있어 산제당을 짓고 산신제를 지내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른다고 한다.
웃벌말에 있는 산제당은 대지 4평에 건평이 2평 남짓한 외옥 단칸인데 당내에는 산신도가 걸려 있고, 당집앞에는 수백년생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산신제는 옛부터 버드내 중평에 거주하는 동민을 중심으로 '유향계'를 조직하고 매년 유향계에서 제를 주관하는 바, 현재 유향계에 가입되어 있는 주민은 120여명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