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시 운산면 용현리 2-1
백제시대 마애삼존불상. 높이 2.8m.
서산군 운산면은 중국의 불교문화가 태안반도를 거쳐 부여로 가던 행로상에 위치하고 있다. 즉 태안반도에서 서산마애불이 있는 가야계곡을 따라 계속 전진하면 부여로 가는 지름길이 이어지는데 이 길은 예로부터 중국과 교통하던 고로(古露)였다.
이 옛길의 어귀가 되는 서산마애불이 있는 이 지점은 산세가 유수하고 천하의 경승지여서 600년 당시에는 중국 불교문화의 자극을 받아 찬란한 불교문화를 꽃피웠는데 그 단적인 예가 서산마애삼존불이다.
묵중하고 중후한 체구의 입상인 본존불(本尊佛)은 머리에는 보주형(寶珠形) 두광(頭光)이 있으며 소발(素髮)의 머리에 육계(肉)는 작다. 살이 많이 오른 얼굴에는 미소가 있고 눈은 행인형(杏仁形)으로 뜨고 있다. 목에도 삼도(三道)가 없고 법의(法衣)는 두꺼워서 거의 몸이 나타나있지 않다. 옷주름은 앞에서 U자형이 되고 옷자락에는 Ω형의 주름이 나있다.
수인(手印)은 시무외ㆍ여원인으로 왼손 끝 두손가락을 꼬부리고 있다. 발밑에는 큼직한 복련연화좌(覆連蓮華座)가 있고 광배중심에는 연꽃이, 주연(周緣)에는 화염문이 양각되었다.
이에 대하여 우협시보살(右協侍菩薩)은 제화갈라보살로 머리에 높은 관을 쓰고 상호(相好)는 본존과 같이 살이 올라 있는데 눈과 입을 통하여 미소를 풍기고 있다.
목에는 짧은 목걸이가 있고 두 손은 가슴 앞에서 보주(寶珠)를 잡고 있다. 천의는 두팔을 거쳐 앞에서 U자형으로 늘어졌으나 교차되지는 않았다.
상체는 나형(裸形)이고 하체의 법의는 발등까지 내려와 있다.
발밑에는 복련연화좌가 있고 머리 뒤에는 보주형 광배가 있는데 중심에 연꽃이 있을 뿐 화염문은 없다.
좌협시보살은 보통의 경우에서 벗어나 반가사유상(半跏思惟像)을 배치하였다. 이 보살상은 두 팔에 크게 손상을 입고 있으나 전체의 형태는 충분히 볼 수 있다.
상체는 나형이고 목에는 짧은 목걸이를 걸쳤고 허리 밑으로 내려온 옷자락에는 고식(古式)의 옷주름이 나있다. 발밑에는 큰 꽃잎으로 나타낸 복련대좌(覆蓮臺座)가 있고 머리 뒤에는 큰 보조형 광배가 있는데 그 형식은 우협시보살의 광배형식과 같다.
이 삼존상은 「법화경」사상이 백제사회에 유행한 사실을 입증해 주는 가장 중요한 사료가 될 것이다.
따라서 이 불상은 백제 불교사 내지 사상사 연구에 중요한 구실을 하며 또한 조선조 사원에 흔히 건립된 응진전(應眞殿) 수기삼존불의 가장 오래된 원조로서의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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