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공주시 계룡면 중장리 52번지 갑사
비로사나, 노사나, 석가 등 삼신불이 설법하고 있는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중앙부에 비로사나삼신불을 크게 그리고, 상단에 관음과 대세지보살상, 제자상, 금강역사상을, 하단에 문수·보현보살상과 사천왕상, 사리불을 그려 상·중·하 삼단구도를 이루고 있다.
비로사나불과 좌우의 협시불 모두 큰 광배를 갖추고 둥근 얼굴을 하고 있다.
위로 치켜 올라간 두 눈과 작은 입, 형식적인 수염이 경직되어 있다.
체구는 큰 얼굴과 손에 비하여 어깨가 좁고 왜소하여 불균형스러워 보인다.
비로사나불과 석가불의 육계는 큼직한 정상계주가 솟아올라 약간 이상하게 보이는데 이 괘불도에서 보이는 큰 특징이다.
삼신불에 비하여 여러 성중들이 조밀하게 배열되어 있는 상단은 홍색 머리광배에 휘날리는 듯한 천의자락의 관음·세지보살, 금니 꽃무늬 가사가 바람에 흩날리는 나한, 그리고 입상·좌상 등의 자유로운 동작과 다양한 표정을 짓고 있는 십방제불(十方諸佛)이 화려한 채색구름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늘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사천왕과 문수·보현보살, 사리불만 배치되어 있는 하단은 상단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성을 보여준다.
한편 장식적 측면에 있어서도 키형광배와 수미단 위 연화좌를 화려하게 꾸미고 녹·홍·청·연녹색 등과 같은 중간색조와 금니(金泥)를 사용하여 화면전체를 밝게 하여 아름다움을 강조하였다.
이 괘불도는 중단부의 불세계를 크게 강조한 독특한 구성법의 작품으로, 공양시주 및 괘불조성에 필요한 많은 물품 시주자들이 기록되어 있어 당시의 생활상은 물론 사찰의 재정규모까지도 파악할 수 있는 17세기 중반의 중요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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