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상북도 경산군 자인면에 한장군놀이가 전래되어 있다. 전설에 의하면 신라 때라고 말하기도 하고 또 고려 때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왜적이 와서 마을 사람들을 괴롭힐 무렵 한장군이란 장군이 있어 왜병을 잡기 위해서 병술을 썼다. 한장군은 누이동생과 함께 여자로 변장하고 도천사< 到天山 > 밑 버들못가에서 춤을 추었다. 머리 위에 화관을 쓰고 멋지게 춤을 추었는데, 그 춤을 구경하려고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고 왜병들도 흥에 끌려 춤을 구경했다. 군중들 속에는 한장군의 부하들이 변장하고 끼여 있었다. 춤이 절정에 이르러 왜병들이 넋을 잃고 구경하고 있을 때 한장군의 신호에 따라 그의 부하들이 일시에 달려들어 왜병들을 모조리 잡아 연못 안에 던졌다. 왜병들은 불의의 습격을 받아 전멸하고 말았으며 백성들은 마음놓고 평안하게 살 수가 있게 되었다. 이러한 일이 있은 후에 마을 사람들은 한장군의 사당을 짓고 해마다 단오일을 기해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한장군놀이에는 여원무< 女圓舞 >란 춤이 있다. 한장군이 왜병을 유도하기 위해서 여자로 변장하고 여자춤을 추었기 때문에 그 유래를 따서 여원무를 추게 된 것이다. 한장군놀이는 옛날에는 현사< 縣司 > 앞에서 했으나 지금은 시장의 넓은 광장에 모여 한장군의 묘를 향해 행렬을 하는 데서 시작되는데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맨 앞에 동서남북과 중앙의 오방기< 五方旗 >가 서고 그 뒤에는 농기, 여원화관< 女圓花冠 >, 무부< 巫夫 >들, 희광이, 여장동남< 女裝童男 >, 군노< 軍奴 >, 사령< 司令 >, 까치사령, 포군, 영장, 기생, 중군, 악공< 樂工 >, 통인< 通引 >, 일산< 日傘 >, 도원수, 수배< 隨陪 > 등이 열을 지어 간다. 행렬은 묘소를 한 바퀴 돌아 광장으로 내려가고 제관들은 제사를 지낸다. 한장군과 누이동생은 화관 속에 칼을 숨겨 둔다. 한장군놀이는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어 전통있는 향토신사< 鄕土神祀 >라는 데 의의가 있고 마을 사람들은 수호신< 守護神 >으로 여기고 신앙하고 있어서 이 고장 사람들의 정신적인 지주가 되고 있다. 왜병을 격퇴했다는 점에서 일제하에서는 금지되었다가 해방 후에 다시 재현해서 놀이되고 있다. 한장군놀이는 화관< 花冠 >의 높이가 3m나 되는 거대한 것이고 춤사위도 매우 독특하여 예술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다. 우리의 향토신사가 문헌에 기록된 것이 별로 없는데 반해서 한장군놀이는 군지< 郡誌 >와 『동국여지승람 東國輿地勝覽 』등에 기록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 옛날에 있어서도 향토의 큰 행사로 거행되었던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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