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전주시 덕진구 금암1동 715-6
전북 진안군은 대부분 해발 400미터 이상의 고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른바 '산 태극 수 태극' 형세로써 마이산(637미터)으로 이어지는 노령산맥 줄기와 마이산에서 솟는 물이 합쳐져서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가 되고, 이 물줄기가 합하여 태극형상을 이룬다.
또한 무진장(무주,진안,장수)고원 가운데에 자리잡은 진안은 무주구천동과 함께 눈이 많이 오는 곳으로 알려져 왔다. 이처럼 진안은 산과 들에 눈이 덮이면 야생 동물들의 활동영역이 줄어들어, 예로부터 겨울철 사냥에는 최적의 장소로 알려져 왔다.
1,500여년 동안 원형이 지켜지고 있는 매사냥
그중 1,500여년동안 원형이 전혀 변하지 않은 원시적인 형태로 남은 매사냥은 야생 매를 잡아 길들여서 꿩을 잡아오도록 하는 사냥으로서, 60년대까지 겨울철 전통 사냥의 진수로 알려져 왔다.
매사냥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진안에 남아 있는 것은 지형적인 유리함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전영태(83세)옹이 백제시대 이전부터 이어온 매사냥의 전통을 지켜오기 위한 남다른 노력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매사냥은 2년 전인 1998년 1월 지방 무형문화재 제 20호로 지정되었다.)
국내에서 매사냥은 일제 시대까지 거의 전국에서 행하여졌지만, 매의 사육과 관리에 품이 많이 들어 점차 자취가 끊기었다. 그러나 진안군 백운면 운교리에 사는 전옹은 팔순이 넘은 고령이지만 60대의 건강을 유지하면서, 여느 젊은이 못지 않은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어 전통적인 방법의 매사냥을 즐기고 있다.
사냥 전날의 먹이 조절이 가장 중요한 기술
매가 주인을 무서워하지 않게 되는 것은 이처럼 배고픈 매에게 먹이를 주는 주인을 은인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잡아온 매를 방안에 매둘 때는 끈을 이용하는데, 두 다리가 상하지 않도록 부드러운 쇠가죽을 사용하여 느슨하게 묶는다. 이후 가죽에 솜을 넣어 누빈 토시(바랭이)를 낀 팔뚝에 매를 앉히면서 주인과의 낯가림을 없애는 것이 훈련의 시작이다. 매를 잡는 것과 훈련시키는 것도 기술이지만, 정작 중요한 기술은 사냥 전 날의 먹이 조절.
오랜 경험에 의해 배가 부른지 고픈지를 알아차려야 함은 물론, 먹이를 많이 먹으면 매가 날아가는 꿩을 보고도 사냥할 생각을 않고, 너무 적게 먹으면 사냥할 기운이 없어 날지 못하므로 적당히 굶겨 사냥을 할 수 있도록 먹이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전 옹은 매사냥의 전총을 이을 사람이 없어 걱정을 많이 했지만, 맏아들인 전승훈씨(57세)가 전통을 잇게 되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이처럼 사라져가는 전통을 잇기 위하여 예향 진안을 지키며 매사냥의 전통을 지킨 그는 이 땅의 소박하지만 진정한 명인이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