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충주시 상모면 미륵리 58
중원(中原) 소백산맥의 주흘산(主屹山, 1,105m)의 한 지맥인 지릅재, 일명 계립령(鷄立嶺).
계곡을 끼고 계속되는 길은 산록을 감돌며 재를 향하게 되는데 이 높은 재가 우리가 말하는 지릅재이며 계립령(鷄立嶺) 또는 마골점(麻骨岾)이라 부르는 곳이다.
남쪽으로는 부봉(婦峰, 釜峰)이 북향(北向)하여 솟았는데 주흘산의 지맥인 이 산맥은 동으로 계속되어 가다가 멀리서 포암산(布巖山, 961.7m)에 이어지고 여기에 하늘재(寒垣嶺)가 있다. 포암산은 서쪽으로 계속되다가 분지의 중앙쯤에서 북으로 꺽여 월악산(月岳山) (1093m) 쪽으로 맥을 이으니, 바로 월악산의 지맥인 것이다.
지릅재의 한 끝이 포암산을 향하여 오다가 북으로 꺽으면서 동부(洞府)가 열리는데 그 가운데로 계립천(鷄立川)이 흐르고 있다. 이 내는 월악산의 덕주산성 앞으로 해서 월천(月川)에 흘러들어 한강수에 합수된다. 마을 사람들은 이 분지를 가리켜 미륵리라 통칭하며 여기를 지릅재라 범칭(凡稱)한다.
중원미륵대원(中原彌勒大院) 옛터, 문화재청에 등재된 정확한 명칭인 중원미륵사지(中原彌勒寺址)는 이곳 지릅재 안 분지에 있다.
이곳은 석탑과 석등들 그리고 토막난 당간지주, 몸통이 없어진 부처머리, 돌거북, 어지러이 흩어진 초석들로 가득 차 있다.
그 뿐 아니라 정교하면서도 웅장하게 쌓여진 석굴사원(石窟寺院)의 폐허와 그 속에 우뚝서 있는 미륵부처가 있다.
절터 물건너 서쪽에 가건물 세계사(世界寺)가 있지만 이곳을 찾는 답사객은 물론 참배신도들까지도 세계사의 범당에는 들리지 않고 이 폐허의 석굴에 서 있는 미륵북과 석탑에 불공을 드린다. 이 폐허의 석굴사원은 불교사적으로 의의가 깊고 건축학적으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곳에는 고려시대의 것으로 보이는 석탑과 석불입상이 전한다.
석불을 보호하기 위해 만든 석굴은 높이 석축을 큰 무사석(武砂石)으로 짜 올렸고, 그 가운데 감(龕)을 만들어 불상을 봉안하도록 하였다.
이곳에서 평와(平瓦)에 미륵당초(彌勒堂草)라고 새긴 명문와(銘文瓦)가 출토되어 목조 건물이 있었던 듯하나, 건립연대는 통일신라 말기부터 고려 초기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 유일의 북향사원지(北向寺院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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