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자빈신사지의 이 석탑은 조탑연기문(造塔緣記文)에 '경조 9층(敬造九層)'이라 하였으니 원래는 9층 탑이었을 것이나 현재는 4층 옥개석과 5층 탑신석(塔身石)까지만 남아있고 그 이상은 결실되었다. 높이 4.5m이고 한국의 일반형 석탑 전형양식에서 벗어난 이형석탑(異型石塔)의 한 예로써 상층 기단석을 대신하여 네 우주(귀기둥)에 4마리의 사자를 배치하였고 하층 기단석 아래면에 10행 79자의 조탑연기문(造塔緣記文)이 있어서 탑을 건립한 연대와 건립한 목적 등을 알게할 뿐 아니라 이 석탑연구를 통해 조각사와 미술사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되고 있다.
현재 석탑은 상륜부가 결실된 채 기단부와 탑신부로 구성되었는데 방형(方形)의 하대석(下臺石)은 윗부분에 두꺼운 테를 둘러서 부연(副緣)을 삼았고 그밑에는 각 면에 안상(眼像)을 3구(區)씩 조식하였다. 안상은 아랫선들이 중앙에 모여 안상내에 큼직한 꽃모양의 장식을 만들었는데 이러한 장식 문양은 고려시대 양식수법이다. 윗면에는 낮은 괴임이 있어 하층기단 면석을 받치고 있고 각 면석에는 우주(隅株)가 각출(刻出)되었으며 1매석으로 된 갑석(甲石, 뚜껑돌)의 밑면에는 부연(副緣)대신에 완만한 곡선을 표현하였다. 상층기단 면석위는 이 석탑에서 가장 특징있는 것으로 4우주에 사자를 한 마리씩 모두 4마리 앉혀서 사자의 머리에서 상대갑석(上臺甲石)을 받치고 중심에는 비로자나불좌상을 안치한 특수구조로 되어있다. 4마리 모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사자상의 앞다리 부분이 우뚝하지 못하고 크게 약식화(略式化)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근처 미륵대원 법당앞에서 발견되는 사자상과 닮아있어 이 절과의 관련을 암시하고 있는 듯 하다. 명문에 의해 고려 현종 13년에 조성되었음을 알 수 있는 건실한 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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