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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녹청자도요지 - 완만한 경사가 바다로 이어지는 낮은 구릉지대로...

by 넥스루비 2007. 8. 7.

인천 서구 검암동 산438-21

인천 검암동 438번지 일대는 완만한 경사가 바다로 이어지는 낮은 구릉지대로 여기에 5∼6개소로 추정되는 녹청자요지가 있다. 이중 1개소를 1965년과 1966년에 4차례에 걸쳐 인천시립박물관이 국립중앙박물관의 지도로 발굴조사하였으며, 1990년에 보고서가 나왔다. 현재 발굴조사시 노출된 가마유구 부분은 보호각을 지어 보존하고 있지만, 나머지 이 일대는 골프장으로 변해 있다. 발굴 당시 가마 1기가 조사되었고, 퇴적층에서 많은 녹청자편과 요도구<窯道具>들이 출토되었다. 가마는 구릉을 타고 서남향으로 축조된 진흙가마로 3차례에 걸쳐 개보수되었으며, 가마의 폭은 봉통부분이 105㎝·요실부분이 120㎝이고 잔존길이는 7.3m였다. 가마는 경사도가 20°내외인 단실요<單室窯>로, 요상<窯床>에 모래를 깔고 그 위에 역시 20°가량으로 경사진 넓적한 도지미를 깔고 그 위에 그릇을 놓고 번조하였음이 밝혀졌다. 경서동 요지 출토품들은 현재 학계에서 '녹청자'라 부르는 조질의 녹청색 혹은 녹갈색의 유약이 입혀진 청자가 대부분이며, 극소량의 흑유와 토기편도 있다. 녹청자의 태토는 잡물이 많고 기공<氣孔>이 많은 조질이나, 비교적 정선된 태토는 대체로 회색을 띠며 흙의 점성이 좋아 기벽은 매우 얇다. 기종은 대접·완·접시류가 대부분이나, 자배기·반구장경병<盤口長頸甁>·항아리·뚜껑 등도 있다. 유약은 거의 모두 굽과 그 언저리를 제외한 나머지 표면에 시유되었으며, 유층은 얇다. 유색은 녹갈색·암록색 계통이고 불투명하여 광택이 없으며, 전면에 걸쳐 유약이 완전히 녹지 않아 그릇 표면에 작은 반점<斑點> 모양으로 뭉쳐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문양은 무문이 대부분이며, 드물게 병의 동체에 면을 깎은 주름무늬가 보인다. 그리고 이곳에서는 갑발이 전혀 출토되지 않아 지방에서 사용된 조질청자류를 전적으로 생산하였음을 알게 한다. 현재 학계에서는 경서동 요지를 포함한 일군의 녹청자요지에 대해 그 성격과 제작연대에 관해 의견들이 엇갈리고 있다. 전남 해남군 진산리의 거대한 녹청자요지군 등을 포함하여 이들 녹청자의 성격을, 종래에는 토기에서 변화 발전한 청자발생 이전 단계의 산물로 보았지만, 지금은 초기 청자의 영향을 받아 지방수요용으로 대량 생산된 조질청자로 규정짓고 있다. 제작시기 문제도 9∼11세기로 이견<異見>이 많지만, 발굴보고서에서는 이곳 경서동요지의 활동연대를 9세기 후반∼10세기 중엽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본 요지에서 주목되는 것은 말발굽형의 경사진 도지미의 존재로, 중국 북방 청자요지에서 이와 유사한 도지미가 사용되었으며, 아울러 녹청자가 환원번조임에도 불구하고 녹갈색이나 암록색을 띠고 있는 것도 중국 북방청자와 유사하여, 양자간의 영향관계도 앞으로 연구해볼 문제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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