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북촌리 선사주거지 유적 - 제주도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집자리 유적

by 넥스루비 2007. 8. 7.

제주 북제주군 조천읍 북촌리 275

이 유적은 제주도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동굴을 그대로 이용한 선사시대(先史時代) 집자리 유적이다. 이 집자리는 이곳 지명으로 속칭 `고두기엉덕'이라 불리워진다. '엉덕'은 바위밑 그늘을 말하며, 그늘 부분이 곧 생활공간이 되는 셈이다. 바위밑그늘은 정면의 폭11m, 높이 2.5m 입구에서 안쪽까지 길이 3m이며, 출입구는 햇빛이 잘 들어오는 정남향으로 트여 있다. 동굴 내부는 커다란 암반으로 이루어진 평탄한 부분과 인위적으로 잡석을 깔아 고르게 만든 부분으로 되어 있다. 잡석을 깔아 놓은 부분에서 1986년 6월에서 2개월간 발굴 조사한 바에 따르면 토기, 나무열매, 조개껍질, 제분용석기 등이 출토되었다. 이 집자리에서는 여러시기의 문화층이 확인되었다. 가장 밑바닥 층에서는 한반도의 빗살무늬토기와 다른 신석기시대 말기의 변형빗살무늬 토기가 나왔는데, 탄소 측정 결과 기원전 1,000년쯤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 문화층의 탄소측정연대는 2950±25년이다. 이 시기에는 장기거주 흔적이 보이며, 이후 청동기시대, 탐라시대로 이어지면서 일시적인 집자리로 계속해서 이용되어졌음이 조사되었다. 바닥면 서쪽은 천장에서 무너져 내린 큰 암반으로 평탄면을 이룬 반면, 동쪽에서는 원래 무질서하게 천장에서 떨어져 내린 잔돌에 인위적으로 잡석을 깔아 면을 평탄하게 다듬었다. 여기에서 도구와 탄화된 좀피열매가 발견되어 이 구역에서 부엌일이 이루어졌던 것으로 추정된다. 이 유적의 존속시기를 판가름하는 것은 층위이다. 이러한 집자리는 일시적인 집자리이기 때문에 시기마다 좁은 공간 내에 층위와 평면상 위치를 달리한다. 총 5개 층위가 확인되었는데 각 층위별 시기와 유물 출토 상황은 각기 다르다. 제 1 층은 표토층으로 지하 15∼25㎝까지로 조개 및 동물뼈 파편이 비교적 많은 양이 혼임된 흑갈색 토층이다. 근래에 버려진 유물도 포함된 교란층이나 원래는 삼국시대 문화층인 것으로 파악된다. 제 2 층은 갈색 사질토층(砂質土層)으로 표토 아래 30∼45㎝까지로 두께는 15∼35㎝이다. 역시 조개 및 동물뼈 조각이 많이 섞여 있는 층위이다. 곽지패총 4지구 출토 적갈색 경질(硬質)의 심발형(深鉢形)토기와 같은 형식의 토기편이 다량 출토되었다. 층위 바로 밑과 제3층 사이에, 회갈색의 곱고 푸석푸석한 재층과 시꺼먼 목탄층이 3∼6㎝ 두께로 일부 간층(間層)을 이루고 있다. 제 3 층은 표토 아래 35∼55㎝로서 두께는 15∼25㎝ 정도인 다소 밝은 흑갈색 점토층이다. 조개 및 동물뼈는 소량 혼입되어 있으며, 주로 곽지패총 5지구 출토 적갈색 항아리형 토기(곽지1식토기)가 출토되었다. 타지방의 유물로는 삼국시대전기(A.D 0∼3000. 탐라전기)에 속하는 것으로, 김해식(金海式) 토기의 손잡이 및 파편이다. 적갈색 연질(軟質), 회색 와질(瓦質) 및 회청색 경질(硬質) 등 태토의 색깔과 경도(硬度)가 여러 가지이며, 손잡이편은 소뿔 모양을 납작하게 하고 가운데 길쭉한 홈을 파낸 것으로 이 시대 남한 각지에서 보는 전형적인 김해식 토기 손잡이이다. 제 4 층은 표토 아래 52∼72㎝이고, 두께는 12∼27㎝로 밝은 갈색 점토층으로서 조개편이 제3층보다 다소 많아진다. 이 층에는 유물이 거의 없으나, 수점의 공렬토기편과 입술면에 톱날장식이 있는 골아가리 토기편이 이 층위에서 출토되었다. 제 5 층은 맨 아래층으로 밝은 갈색의 사질토층이며, 조개편은 서로 엉켜 붙어 화석화 과정에 있는 고형질(固形質)로 되어 있는 층위이다. 표토 아래 67∼83㎝까지이며, 그 두께는 25∼37㎝이다. 신석기 시대 토기편이 원상으로 출토되는 층위로, 바로 밑바닥은 신석기시대 당시의 주거바닥으로 이어진다.유물은 모두 신석기시대 토기로 구연부(口緣部) 아래에 3열 혹은 4열의 원형·삼각점렬무늬토기, 구연이 이중으로 된 겹아가리토기, 조갯날 같은 돌자귀를 연속적으로 비스듬히 눌러 만든 무늬가 장식된 어골(魚骨)무늬 토기 등과 함께 긴 관상(管狀)의 동물뼈를 세로로 쪼개고 갈아서 만든 긴 주걱 모양의 도구가 출토되었다. 이러한 신석기 시대 후기(B.C. 2000∼1000)의 이중구연(二重口緣)의 토기는 전남 흑산도패총, 경남 김해 수가리패총, 부산금곡동유적 등지에서 출토되는 것과 같다.

댓글

최신글 전체

이미지
제목
글쓴이
등록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