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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식당 :: 한 장소에서 반세기를 넘긴 유서깊은 집

by 넥스루비 2007. 7. 3.
- 한식: 조양식당
- Address: 전북 고창군 고창읍 읍내리 296-2
- Tel: 063-564-2026

고창에 이름난 조양식당은 한 장소에서 반세기를 넘긴 유서깊은 집이다. 주인 최계월(75세)할머니가 19세 되던 해 ‘조양관’이란 이름으로 본격적인 한식당을 열었다고 한다. 5.16 이후에도 호남지방을 찾는 고급 공직자나 명사들을 맞을 때 고창 조양관에 모셔야 돌아가서 제대로 대접 받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는 곳이다. 지금은 최 씨 할머니가 직접 상을 돌보지 못하고 아들인 심창섭(52세)씨 부부가 대물림 준비를 하고 있다.
최 할머니는 국악인 신영희 씨 등과 더불어 국악도 익혀 한때는 춤과 노래를 아는 아가씨들이 20~30명씩 머물며 전주 행원과 맞먹을 정도의 손꼽히는 음식명소였다고 한다.
지금도 마당에는 당시 최 씨가 심어놓은 석류나무와 등넝쿨이 아름드리로 자라 그늘을 드리우고, 일제때 지어 60년이 넘었다는 일본식 2층 목조건물도 옛 그대로 고풍스런 모습으로 고객들을 맞고 있다.
음식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이 한정식 한 가지로 일관해온다. 기본 4인상부터 차린다는 한정식은 1인분 1만5천원으로 크게 부담이 없다. 상 한가운데는 계절에 따라 바뀌기는 하지만 회가 한 접시, 돼지불고기, 된장뚝배기와 생선뚝배기, 조기구이가 오르고 밑반찬으로는 굴비장아찌와 토하젓, 토속음식인 집장, 무와 오이 껫잎 등 직접 담아익힌 고추장과 된장에 박아 충분히 삭힌 맛깔스런 장아찌들이 색색으로 곁들여진다.
따로 마련된 장광에는 반세기동안 매해 담아 해를 묵히며 쓰는 수십 개의 장독들과 직접 갈무리한 장아찌와 젓갈, 김치독 등이 가득 들어있다.
한 상에 적어도 30~35가지 찬이 올라야 된다는 것이 할머니의 지론이어서 지금도 부엌에서 찬 위에 찬을 덧얹어 상다리가 휘도록 차려내 양쪽에서 들어오는 모습이 전라도 특유의 음식문화를 한 순간에 읽어낼 수 있게 해준다. 1~2층 건물은 크고작은 방이 8칸 마련되어 150명 정도는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다.
요즘도 몇 십년 전에 다녀갔던 노인 고객들이 수시로 찾아오고, 정읍, 광주에서 접대해야 할 손님이 있을 때는 이곳으로 예약을 하고 올 정도로 인기있다. 옛 고객들을 맞기 위해 자리를 지키고는 있지만 집 앞 고창천 뚝길을 확장하면서 옛 집의 전면이 헐려나갈 것 같아 마음이 심란해 잠시 집을 떠나 있고 싶은 심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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