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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벽집 :: 보기만 해도 땀이 솟을 정도로 뜨겁고 매워 보이는 오모가리탕

by 넥스루비 2007. 7. 27.
- 토속음식: 한벽집
- Address: 전북 전주시 완산구 교동1가
- Tel: 063-284-2736

음식의 고장 전주에서 추어탕을 먹으려면 남원으로 내려간다. 그 이유를 물으면 남원이 추어탕을 워낙 잘하기 때문이라지만 좀더 깊은 내막을 아는 사람들은 “전주에는 오모가리탕이 하도 뿌리가 깊은 게 웬만해서 민물고기로는 배겨나덜 못혀”라고 대답한다.
오모가리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 얼핏 민물고기 이름으로 착각하기 쉽지만 오모가리는 뚝배기의 전주지방 사투리다. 사람 수에 따라 크고 작은 오모가리에 메기와 쏘가리, 피래미와 잡고기 등을 구별해 얼큰하게 끓여내는 매운탕이 바로 오모가리탕인 것이다.
그런데 이곳 오모가리탕은 다른 지방에서 끓이는 매운탕과는 좀 다른 맛이 있다. 끓이는 방법도 그렇고 실제로 진하고 얼큰한 맛이 과연 매운탕이구나 싶다.
가장 독특한 특징은 묵은 시래기를 푹 삶아 흐르는 물에 충분이 우려내 부드럽게 퍼진것을 꼭 짜서 오모라기 밑에 넉넉히 까는 것이다. 그리고 육수를 붓고, 탕거리를 얹은 다음 마늘다진 것과 파, 양파, 생강, 고추다데기와 고추가루, 후추가루, 들깨 갈은 것 등을 듬뿍듬뿍 넣는다. 여기에 소주를 한 컵쯤 휘휘 끼얹은 다음 거품이 확 일도록 한소끔 끓이고 나서 미나리와 쑥갖 등을 얹어 잠시 더 끓이며 뜸을 들여 낸다.
빨간 기름장이 한겹 얹힐 정도로 걸죽하게 끓여 나온 탕은 보기만 해도 땀이 솟을 정도로 뜨겁고 매워 보인다. 실제로 맵고 시원한 맛이 그만이다.
마침 탕집들이 모여 있는 곳이 전주천이 흘러드는 한벽교 아래 뚝길을 따라 자리잡고 있고, 버드나무가 우거진 냇가다. 여름날이나 가을바람이 선들선들 부는 날, 버드나무 그늘 평상에 둘러앉아 오모가리탕에 소주라도 곁들이면 옛날 한벽루에 앉아 풍류를 즐기던 양반들이 부럽지 않은 경지를 만끽할 수 있다.
한벽교를 건너기 직전 옆으로 빠지는 좁은 길로 내려서면 첫 집이 가장 오랜 한벽집이다. 개업한 지 48년을 헤아린다는 납작한 옛 집은 현재 며느리가 물려받은 것만도 15년을 넘어서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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