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력
하지가 지나도록 비가 오지 않으면 각 마을에서는 비를 기원하는 기우제를 지낸다.
민간에서 기우제는 여러가지 형태로 베풀어졌다. 장터옮기기, 암장(暗章)한 무덤파내기, 여인들의 마을 진산에 올라가서 오줌누기, 산마루에서 불지르기, 불공드리기 등이 있거니와, 이들 이외에 물병을 물기가 많은 버드나무와 소나무 잎으로 거꾸로매달아 물이 한방울씩 떨어지게 하는 주술, 그리고 줄다리기, 탈놀음 등도 행하여졌다.
기우제는 여성들만으로 치러지기도 하였으니, 용의 꼬리를 상징하는 키(箕)로 물을 까불면서 곡을 한다던가 노래하는 행위, 남의 솥뚜껑을 훔치는 행위, 속치마만 입고 다닌다든가하는 재미있는 행사 이외에 디딜방아 기우제도 있었다.
산청지방에서는 물병에 솔잎을 꽂아 대문 밖에 거꾸로 매달고 정성들여 기우제를 지내기도 하였다.
- 속내
산청에서는 부녀자들이 참가하는 디딜방아 기우제가 행해진다.
마을 사람들이 다른 마을의 디딜방아를 주인 몰래 가지고 오는데, 그 주인은 이것을 보고도 못 본체하여야 한다. 만일 주인이 그것을 가지고 가지 못하게 하면 그 집은 화를 당한다고 한다.
먼저 딜딜방아를 떼어내고 그것을 흰 광목으로 씌운다. 그리고 일곱 매의 삼끈으로 디딜방아를 마치 시신처럼 염하고 나서 방아고에다 두건을 씌워 메고 나온다. 디딜방아를 메고 갈 때 매우 처량한 앞소리와 뒷소리로 서로 화답하면서 노래 부르고, 또 길가는 행인들이 이것을 보면 돈을 내어놓고 절을 하기도 한다.
디딜방아를 메고 자기 마을로 돌아와 강가에 그것을 세우기 전에 마을 안의 큰상주의 속옷바지를 입혀 거꾸로 세운 다음 음식을 차려놓고 장례식을 거행한다.
지금도 산청지방에서는 가뭄이 계속되면 디딜방아 기우제를 지낸다고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