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김천시 황금동 133-3
김천 약물내기(약수동, 황금동<藥水洞, 黃金洞>)는 6.25(1950년) 전까지만 해도 유기의 고장이었다. 놋쇠그릇을 비롯한 놋쇠세수대야, 놋쇠양푼, 놋쇠요강, 징, 꽹과리, 수저에 이르기까지 놋쇠기구 일체를 이곳에서 생산했다. 이러한 놋쇠기구는 쇠망치로 두들겨서 만드는 "방자"가 김천의 명물이었다. 6.25후 놋쇠그릇은 스테인레스그릇에 의해 밀려나고, 지금은 쉽게 찾아볼수 없게 되었지만 징과 꽹과리는 스테인레스나 플라스틱으로 대체될 수 없었기에 지금도 옛날 그대로 만들어지고 있다. 경북무형문화재 기능 보유자인 김일웅씨는 4대째 함양에서 징을 만들어 온 외조부 밑에서 6년간 기술을 익히고 외삼촌과 김천에 내려와서 지금까지 40여년간 징과 꽹과리를 비롯한 유기제품을 만들고 있다. 징의 생명은 소리에 있다. 지방에 따라 왕왕거리는 소리, 굽이치는 소리, 길게 울리는 소리 끝이 올라가는 소리 등 다양하다. 제대로 된 징의 소리는 깊고 긴 여운이 있고 가슴깊이 파고 드는 호소력이 있는데 김천 징의 소리가 바로 이런 특징을 갖는다. 징은 구리 160, 상납 43의 무게 비율로 녹여 만드는데 녹은 쇳물로 손바닥만한 "바다기"를 쇠판에 올려 놓고 "앞매꾼", "전매꾼", "센매꾼"이 번갈아 메로 두들겨(도둠질이라 한다) 직경 한자 정도의 넓적한 "초바다기"를 만든다. 지금은 세 매꾼 대신에 기계로 두들긴다. 바다기 3장을 포개어 한데 쥐고 달구어 두들겨 가장자리를 오그려서 징의 형태인 "이가리"를 만든다. 이가리를 대정이 불에 달구어 집게로 잡아 돌리면서 망치질해 바닥을 얇게 고르는 "싸개질"을 한다. 바닥은 가운데가 두껍고, 중간이 얇고, 가장자리는 보통으로 한다. 싸개질이 끝나면 불에 달구었다가 물에 담궈서 강도를 조절하는데 이 "달금질"은 어두운 밤이래야 그 정도를 잘 알수 있다. 이렇게 기본형태가 끝나면 곰망치로 두들겨 "울음잡기"를 하는데, 첫시험인 "풋울음"이 끝나면 태문양을 돌려 새기고, 손잡이끈 구멍을 뚫어 끈을 맨다. 끈을 매면 소리가 또 달라지는데, 다시 두들겨 "재울음"을 잡으면 작업이 끝난다. 재울음은 망치질 한번으로도 딴판의 소리가 나는 예민한 작업이다. 김천징은 황소 울음처럼 구성지고 끝을 길게 끌다가 올라가는 소리를 내는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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