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남제주군 표선면 성읍리 673
李元鎭(이원진)의 《耽羅志(탐라지)》에 '多用燒酒(다용소주)'라고 했다. 소주는 蒸溜酒(증류주)인데 바로 이 '고소리술'을 두고 하는 말이다. 고소리술을 빚는 데는 우선 '오메기술'을 발효시킨 술밑으로 蒸溜(증류)하는 것으로 조를 비롯한 잡곡을 재료로 삼았다.
술독에 묻어둔 술밑을 솥에 넣어 '고소리'(소줏고리)로 蒸溜(증류)해서 소주를 고아내는 것을 '술닦는다'라고 하고, 그 술을 두고 '고소리술'이라고 한다. 제주도에서 소주를 빚는 전통적인 용구로는 '소줏돌'과 '고소리' 두 가지가 있었다. '소줏돌'은 솥뚜껑처럼 돌을 다듬어 만든 것인데, 한가운데 구멍이 나 있다. 솥에 술밑을 넣고 가열해가는 대로 그 증기가 소줏돌 가운데 박힌 대나무관을 통하여 술병으로 흘러 나온다. 대나무관 둘레에는 물 적신 수건을 둘러감는다. 그래야 뜨거운 증기가 대나무관을 지나는 대로 식혀지면서 물방을져 내리게 되는 것이다.
'고소리'는 소주를 고아내리는 오지그릇이다. 찬물을 넣은 대야 비슷한 그릇을 그 위에 얹어 놓고 열을 가해가면 그 증기가 위에 놓인 물그릇에 닿는 대로 방울져 꼭지를 타고 떨어져 내린다. 양소주 4되쯤씩 솥에 떠 놓아 여러 번 고소리에서 소주를 고아내릴 때 소주 1되반 정도의 고소리술이 나온다. 양조주가 될 경우에는 물을 조금 타 무르게 해서 솥을 가득 채우기도 한다. 그 위에 고소리를 얹어 떡가루를 익반죽하여 테를 둘러야 하는데, 헝겊으로 튼튼히 누빈 띠를 둘러 묶어 헛김이 새어나지 않게 하는 수도 있다. 고소리 윗통에 찬물을 부어 넣는데, 한솥을 고아내리는 동안에 2∼3회 냉각수를 갈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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