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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당리마을제 - 해마다 네 차례 치르는 정기적 제의

by 넥스루비 2007. 8. 7.
제주 북제주군 구좌읍 송당리

북제주군 구좌읍 송당리는 제주도 무속 당본풀이로 보면, 당신들의 원조(元祖)가 되신 남신 '소로소천국'과 여신 '백주또'가 좌정하고 있는 곳이다. 한라산에서 솟아난 토착신 소로소천국은 수렵·목축신이며, 서울 남산 송악산에서 태어나 오곡의 종자를 가지고 제주도에 입도한 외래신 금백주는 산육·농경의 신이다. 이 두 신이 결혼하여 아들 열여덟, 딸 스물여덟을 낳고, 자손들이 가지가지 송이송이 뻗어 제주 전 지역 368 마을의 당신이 되어 좌정하였다고 한다. 때문에 송당리는 '당신앙의 뿌리'가 되는 성소이며, 신앙의 메카인 셈이다. 송당리의 본향당은 현재 바로 밑에 있는바, 이 당에 모셔신 당신은 여신(女神)으로서 강남천자국에서 왔다는 벡주또마누라다. 이 본향당에서 해마다치러지는 정기적 제의는 네 가지다.
·음력 정월 13일 ∼신과세제(新過歲祭?) / ·음력 2월 13일 ∼ 영등굿 / ·음력 7월 13일 ∼ 마풀림 / ·음력 10월 13일 ∼ 신만곡대제(新萬穀大祭?) 신과세제 당굿 등에서 염송되는 본풀이를 보건대, 송당 본향당신의 자손들이 제주도내 각처로 흩어져서 좌정하고 곳곳의 당신이 되었음이 밝혀진다. 곧 송당의 본향당신은 제주도 여러 마을의 당신들의 원조(元祖)라는 점이 주목된다.
송당리는 설화되는 본풀이에 따라 다르건대 이 마을의 본향당 당신인 벡주또마누라가 제주도내 여러 마을에 당신으로 좌정해 있는 무신들의 조상이 된다는 점에서주목된다. 따라서 여성 위주의 무속적 마을제의전형으로서 송당리 마을제를 무형문화재로 택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단촌(班村)으로 유림을 흔히 배출한 애월읍(涯月邑) 납읍리(納邑里)의 남성 위주의 유교적 제의인 포제와 쌍벽을 이룬다고 볼 수 있다. 이 마을에는 내가 흐르고, 이 내를 경계로 하여 동쪽에 샛손당·알손당이, 서쪽에 웃손당이있었다. 4·3사건으로 松堂이 전소되기 전까지만 해도 이 동서로 나누어진 동네사람 사이는 아주 우호적이지는 않았던 듯하다. 무속 본풀이에 드러난 아야기와 무슨 상관이라도 있는 것일까? 왜냐하면 사이가 벌어져서 드디어 이혼하게 된 부부신이 각각 좌정하여 당신이 된 곳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여신(女神)인 벡주또마누라가 좌정한 곳은 웃손당이며 남신(男神)인 소천국이 좌정하여 당신(堂神)이 된 곳은 알송당이다. 송당리의 본향당은 벡주또마누라라는 여신을 제의의 대상으로 삼고 웃손당 당오름 밑에 위치한다. 이 당에서 송당마을 사람들이 해마다 네 번 정기적인 제의를 치른다. 그 밖에도 필요할 때마다 마을사람들은 부정기적으로 찾아가서 빌곤 하는 것은 여느 마을과 같다. 해마다 네 차례 치르는 정기적 제의 속에 음력 2월 13일에 영등굿이 끼어들었다는 사실도 주목된다. 영등굿은 잘 알려졌다시피 바닷가마을에서 어부나 해녀들이 해산물이 풍요롭게 생산되고 고기잡이나 물질의 안전을 기원하는 굿으로만 인식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영등굿은 농사가 잘되고 풍년이 들기를 빌면서도 치른다는 사실이다. 물론 해안마을의 경우와는 달리 소규모로 치로진다. 송당마을에서 해마다 정기적으로 치러지는 네 가지의 제의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굿으로는 음력 정월 13일에 열리는 '신과세제'다. 그 해 마을이 무사 태평하고 농사를 비롯한 생업이 풍요롭기를 본향당에 모여서 빈다. 제물은 마을사람들이 제각기 준비하여 몰려들고 제의를 주장하는 사름은 매인심방이다. '매인신방'이란 단골무당을 뜻하는데 아침부터 밤까지 종일 굿이 치러진다. 신과세제를 치를 때에는 본향상이란 송당마을의 모든일을 주관하는 본향신을 위한 상이며, 옥황상제상이란 옥황상제를 비롯한 높은 신을 받드는 상이다 .본향상은 당집 앞 제단에 옥황상제상은 당 입구쪽에 배설된다. 그 제차(祭次)는 '궷문열림' · '초감제' · '군문열림' · '새 림' · '신청궤' '풍니놀이' · '도산받음' ·'액막음' · '도진'순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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