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제주군 구좌읍 행원리 826
영감놀이란 제주도의 무당굿 중 놀이굿의 하나로서 도깨비신에 대한 굿인 동시에 놀이이다. 따라서 제주도의 일반적인 무당굿의 형식과 연희적인 놀이의 형식이 혼합되어 짜여져 있다.〈영감〉은 제주방언인 도채비를 인격화하여 높여서 부르는 명칭이다. 도채비인 영감신에 대해선 영감본풀 이라는 신화가 있는데, 이 신화는 굿에서 무당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이 영감놀이는 풍자와 해악이 넘치는 종합예술제라는 점에서 민중의식이 깃들어 있고, 또한 연극의 시원을 찾아볼 수 있는 가면극이다.
제주도의 놀이굿 가운데 '영감놀이'는 도깨비탈(=종이탈)을 쓰고, 영감으로 차린 도깨비들이 제장안으로 들어와 한바탕 수선을 떨고, 영감상에 차려 놓은 지낭물들을 잘 대접받고, 제장을 떠나는 풍자적인 놀이굿이다. '영감놀이'는 칠머릿당의 영등굿에서 '요왕맞이'가 끝난 뒤, 어부들을 위한 선왕굿으로 '영감놀이'를 하고 있으며, 이전에 함덕리에는 그물접에서 멸치를 몰아다 주는 '말퉁이영감'이라는 영감신을 위한 '영감놀이'가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영감놀이'는 '풍어를 기원하는 의례'로서의 놀이굿이다. '영감놀이'의 또다른 하나는 '도깨비' 또는 '영감'을 조상으로 모신 집안에서 미친 환자가 생기거나 어부나 해녀(=과부)들이 아프면 치르는 '두린굿'에서 하는 경우다. 이때는 영감을 환자의 몸에서 떼어 내어 달래고 보내는 주술적인 의례라 할 수 있다.
'영감놀이'는 마당에 제상(祭床)을 차리고 밤에 행한다. 제상 위에는 돼지 머리, 수수떡, 소주 따위 영감신이 즐겨 먹는 음식을 올린다. 이외에도 영감신의 가면과 짚으로 만든 자그마한 배를 준비해야 한다. 가면은 창호지에 눈과 코와 입에 해당하는 구멍을 뚫은 정도다. 얇은 헝겊으로 만들기도 한다. 배는 짚을 실이나 노끈으로 엮어서 만들고, 가는 막대기를 배 중심에 꽂아서 돛대를 달고, 백지를 달아매어 돛을 삼는다. 소미(小巫) 두 사람이 영감신의 가면을 쓰고, 헌 도포를 입고, 헌 짚신을 신고, 헌 갓을 쓰고, 곰방대를 물고 하여 영감신으로 분장한다. 그래서 짚자루에 돼지고기, 내장 등을 싸 들고, 손에 횃불을 치켜들어 집 바깥으로 멀리 나가 양쪽으로 갈라서서 기다린다. 규모를 크게 하여 놀이를 벌일 때에는 영감 7형제 중 환자에게 범접한 막내동생만 제외하면 도깨비는 6형제이기 때문에, 소미 여섯 사람이 영감으로 분장하여 대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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