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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읍이영숙가옥 - 정적인 휴식공간

by 넥스루비 2007. 8. 7.

제주 남제주군 표선면 성읍리 887

이 가옥은 19세기말에 지은 한일자형 우진각 지붕 초가로서 안거리(안채)와 헛간채로 구성되어 있다. 안거리는 한라산 남쪽 지역에서 흔히 볼수 있었던 전형적인 작은 구들이 있는 3칸 집이다. 정지(부엌) 공간이 비교적 작고, 작은구들은 상방(대청) 쪽에 붙여 만들었는데 비교적 작다. 따라서 육지의 웃방과 같은 예비적 공간의 성격을 띠어 수장공간으로 많이 이용된다. 헛간채는 2칸이며 가장 보편적인 평면의 간살과 구조로 되어있다. 이 집으로 인도하는 올래(좁은 골목으로 집안으로 들어가는 진입로), 예비 공간으로 주어지는 우영(텃밭), 집뒤의 공간과 여기에 심어지는 각종 나무들은 제주도 주택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 준다.

정의향교와 이웃해 있는 이 가옥은 19세기초에 건립된 것으로 보인다. 20세기 초 정의 고을의 여인숙으로 쓰였던 일이 있었으므로 주민들 사이에는 지금도 '여관집'으로 통칭되지만, 여관으로서의 특이한 가옥형태는 찾아볼 길 없고 평범한 농가일 따름이다. 3칸 안거리와 자그마한 헛간채가 마주앉은 두이(二)자 집이다. 안거리는 전형적인 3칸 모방집으로서 큰 부엌 공간 뒤로 작은 구들이 배치된 집이다. 정지(부엌) 공간은 비교적 넓으며, 작은 구들 바깥벽 쪽으로는 앞으로 둘 곳을 설정하고 뒤로는 벽장을 설치하였다.

상방(대청마루)을 가운데 두고 구들과 고팡이 붙어있다. 자그만 헛간채는 예전 멍석이나 남방아 따위를 두었던 공간이다. 진입은 이문간이나 정낭 시설없이 올래만 설정되며 마당 왼쪽 모로 만들어진다. 헛간채 옆으로 조그만 우영을 마련하고 안거리 뒤로는 알맞은 안뒷공간을 설정하였는데, 이곳으로는 상방에서만 출입하도록 계획되었다. 일종의 정적인 휴식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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