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북제주군 애월읍 하가리
연자매는 농사를 짓는 인류가 거의 대부분 활용해 오던 규모가 큰 농기구의 하나이다. 국내에서도 도처에서 볼 수 있지만, 특히 제주도의 연자매는 주목할 만 하다. 그 까닭은 그 연자맷간이 탄탄하게 꾸며졌을뿐더러, 한 마을에도 동네마다 숱하게 설치됐었던 데 있다. 제주도에는 마을마다 평균 30가구에 1기씩 연자매가 있었다. '말방이', '말방에', '말가레'라 불리는 연자매는 제주 고유의 가옥형태에 따라 지붕은 띠로 이고, 둘레는 돌담을 쌓아 뱅 둘러친 연자매간(말방에집,말가레집) 안에 설치되어 이용되어었다. 제주도의 재래적인 주곡은 조와 보리 및 잡곡이었고, 이를 장만하는 데는 연자매의 이용도가 높았다.
연자마의 구조는 본토와 같지만 그 분포 비율은 훨씬 높다. 기본구조는 알돌(바닥돌)과 웃돌(맷돌)이 주축을 이르고 있으며 판판하고 둥근 커다란 석판이 알돌이며 알돌 위를 구르는 둥근 돌이 웃돌이다. 알돌은 땅바닥에 고인 기초석위에 얹혀지며 통체로 만들어 지거나 가장자리로 30x50cm 정도의 널은판석 (천돌)이 덧붙여져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알돌의 중심부에 박힌 중수리를 중심으로 웃돌이 맴돈다. 웃돌 둘레에는 장틀목과 가른틀목이 구형으로 에워싸고 있으며, 장틀목 끄트머리에는 채경(찻낭)을 수시로 끼워 마소나 인력으로 웃돌을 돌리게 되었다.
제주도의 연자매는 몇가지 특징을 지닌다.
첫째, 그 구조가 탄탄하게 꾸며졌고 조밀하게 분포되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1974년도에 표본조사를 해본 결과 종전 제주도의 농촌에는 평균 29가구당 연자매가 하나씩 설치되었을 만큼 연자매가 흔했었다.
둘째, 제주도에서는 계조직에 의하여 연자매가 설치되고 운용되었을 뿐더러, 이 연자매게는 계원들의 집안에 큰일이 있을 때 쌀이나 현금을 모아서 서로 돕는 자생적 협부기능(自生的 協扶機能)도 지녔던 사실을 들 수 있다.
셋째, 제주도의 연자맷간은 재래적인 제주 고유의 초가집으로 규모있게 꾸며졌었다는 점이다. 마을마다 불과 100∼150m 사이에 연자맷간이 점점이 들어서 있었다.
종전 제주도민들은 그들의 농사가 연자매와 밀착되었었으므로 연자매를 설치하기 위해서는 온 주민들의 자생적 협업(協業)이 필수적이었다. 1980년에는 남제주군 안덕면 덕수리에서 연자매를 만들 커다란 돌덩이를 마을 안으로 굴려 들려 오면서 어기차게 부르는 <방앗돌 굴리는 노래 >를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에 출연하열 대통령상을 받기도 하였다.
제주도의 마을에는 동네마다 무슨 정자(亭子)라도 있음직한 중심거리에 연자매가 있었다. 연자맷간을 제주어로는 '말방이집', '말방에집', '말고레집' 혹은 말방이왕', '말방에왕', '말고레왕 등으로 부른다. 오랜 시간 마소를 몰면서 연자맷간을 뱅뱅 돌던 어릴 적 추억을 나이든 도민들이면 누구나 간직한다. 가다가 말방아를 찧으면서 민요도 구성지게 불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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