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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칠머리당굿 - 영등신에게 해녀채취물의 풍요를 비는 무속제

by 넥스루비 2007. 8. 7.

제주 북제주군 조천읍 신촌리 2097

칠머리당은 제주시 건입동< 健入洞 >의 본향당< 本鄕堂 >이다. 건입동은 본래 제주성 변두리의 해촌으로 어업과 해녀작업이 성행했던 곳이다. 지금도 제주의 관문인 제주항이 여기에 있어서 선박이 많고 어부, 해녀들이 많아 옛 생업의 자취를 보여주고 있다. 칠머리당의 신< 神 >은 도원수감찰지방관< 都元帥監察地方官 >과 요왕해신부인< 龍王海神夫人 >이다. 이 두 신은 부부로서 도원수감찰지방관은 마을 사람의 출생, 사망, 호적 등 모든 일을 차지하여 수호하고, 요왕해신부인은 어부, 해녀를 차지하여 그 생업을 수호한다. 이 당의 신화인 본풀이에 따르면 도원수감찰지방관은 하늘을 아버지로, 땅을 어머니로 강남천자국< 江南天子國 >에서 솟아난 천하명장< 天下名將 >이다. 남북에 적< 敵 >이 성하여 국가가 어지러운 때 백 만대병을 거느려 난을 평정한 후, 용왕국에 들어가 요왕해신부인과 결혼하여 제주로 들어와 이 당< 堂 >의 신으로 좌정< 坐定 >했다고 한다. 당굿은 음력 2월 1일 영등환영제와 2월 14일 영등송별제, 두 번을 한다. 환영제보다 송별제가 훨씬 규모가 크다. 이 당굿은 이 당의 신< 神 >을 위할 뿐 아니라, 영등신을 맞이하고, 치송하는 굿이다. 영등신은 2월 초하루에 이 제주섬을 찾아와서 어부, 해녀들에게 생업< 生業 >의 풍요를 주고 2월 15일에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내방신< 內訪神 >이다. 칠머리당에서는 예로부터 어부와 해녀들의 생업의 풍요와 주민< 住民 >의 가내안녕< 家內安寧 >을 이 당굿에서 빌어왔다. 칠머리당은 건입동 바닷가 언덕 위에 있다. 당은 돌로 울타리를 두르고 바다쪽 울타리 벽에 각 신위< 神位 >의 위패가만들어져 있다. 당굿날에는 건입동뿐 아니라, 제주시내의 선박운영자, 어부, 해녀, 그리고 여러 가정에서 제물< 祭物 >을 차려 모여오고, 매인심방에 의해서 종일 굿이 벌어진다. 굿은 큰 대를 세워 여러가지 기< 旗 >를 달아매고 제물< 祭物 >을 진설하면 정장한 심방 이 소무< 小巫 >가 치는 징, 북, 설쇠 등의 악기 장단에 맞추어 노래와 춤으로 진행해 가는데, 그 순서는 다음과 같다. 초감제 :천지개벽으로부터 시작하여 지리적 역사적 해설을 해 내려와 굿하는 날짜, 장소, 사유를 설명하고 모든 신< 神 >을 청해들여 제상에 모셔 앉히는 과정이다. 추물공연 :모든 신들에게 올려놓은 제물< 祭物 >을 자시도록 권하고 각 가정의 소원을 빌어주는 과정이다. 본향들임 :본향신< 本鄕神 >인 도원수감찰지방관과 요왕해신부인을 청해들여서 마을의 무사안전을 비는 과정이다. 요왕맞이 :해신< 海神 >인 용왕과 영등신이 내복< 來福 >할 길을 치워 닦아 맞이하고 어부, 해녀의 해상안전과 생업의 풍요를 비는 과정이다. 도액막음 :마을 전체의 액을 막는 과정이다. 도진 :모든 신을 보내는 과정인데, 이때 자그마한 짚배에 영등신을 태워 바다 멀리 띄워 보내는 행사를 한다. 이런 제사를 지내는 과정에서 칠머리당굿은 영등신에 대한 신앙의 특성과 제주 굿의 연희< 演戱 >적 특성을 종합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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