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500 선운사
높이 1m. 대좌와 광배는 남아있지 않지만 15세기경 보살상의 양식을 잘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다.
머리에는 마치 모자 같은 두건(頭巾)을 쓰고 있으며 이마에 두른 두건의 좁은 띠가 귀를 덮어 내리고 있다. 이러한 두건을 쓴 지장보살의 모습은 고려시대에 널리 유행하였던 특징으로 현존하는 많은 고려불화에서 그 예를 볼 수 있다.
얼굴은 비만하면서도 평판적인데 눈, 코, 입 등이 얼굴 가운데로 몰려있지만 생기가 없어 보인다.
무릎 높이가 낮아져 빈약해 보이는 하체는 상체에 비하여 다소 불안정하다.
통견(通肩)의 가사와 같은 두꺼운 옷을 입은 이 불상의 착의법에서 특징인 것은 어깨에서 끈으로 매듭지어진 독특한 장식인데 지장보살의 착의법으로 자주 나타나는 형식이며 고승의 영정이나 불상 ·보살상에서 보이기도 한다.
몸의 굴곡이 드러나지 않는 두꺼운 옷주름선은 규칙적으로 접쳐서 매우 부자연스럽게 보이며, 겉옷 안에는 수평으로 가로 질러 가슴까지 올라 온 군의(裙衣)를 동여 맨 단정한 띠매듭이 표현되었다.
손 모양은 오른손은 가슴 앞으로 들어 엄지와 중지를 맞댈 듯 굽혔고, 왼손은 가슴아래에서 옆으로 들어 엄지와 중지를 약간 구부렸다.
이 보살상은 도솔암에 봉안된 14세기의 지장보살 좌상(보물 제 280호)과 목걸이 장식이나 밋밋한 가슴 표현 등에서 서로 닮았지만 신체 비례에 비하여 간략화된 하체와 형식적인 옷주름 등은 고려 보살상에서 벗어난 조선 초기의 양식을 반영하고 있다.
도솔암의 금동지장 보살상과 함께 그 예가 드문 지장보살상의 하나로 조선시대 지장신앙(삼장보살)의 한 면을 보여주는 귀중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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