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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 고도리 석불 입상 - 긴 사다리꼴 돌에 한덩어리로 조각되어 있는 두 기의 석불

by 넥스루비 2007. 8. 7.

전북 익산시 금마면 동고도리 1086

금마에서 왕궁리 오층탑쪽으로 10리쯤 떨어진 들판 논 가운데 석불 두 기가 서 있다. 높이는 2.24m. 옥룡천(玉龍川)을 사이에 두고 동서로 약 200m 떨어져 마주보고 서 있는데 고려중기 이후 두 기의 석인상(石人像)으로 '인석(人石)'이라고도 부른다.

두 기의 석상은 하나의 긴 사다리꼴 돌(石柱)에 머리에서부터 발끝, 대좌에 이르기까지 한덩어리로 조각하면서 옷이나 신체부분 등을 얕게 조각하여 두었다. 머리에는 파주 용미리석불입상(보물 제93호)과 같은 사각형의 높은 관(冠)을 쓰고 그 위에는 한 겹의 사각형 보개(寶蓋)를 얹었다. 얼굴의 기본형태는 사각형인데 볼은 약간 둥글며, 조금 튀어 나온 턱이 목 대신 몸통과 얼굴을 구분해 주고 있다. 거의 평면에 가까운 얼굴에는 가는 눈과 눈썹 그리고 짧은 코와 작은 입 등을 음각선으로 나타내었는데 양감은 없지만 웃음기 머금은 인상적인 상호(相好)이다. 극히 단순하고 형식적인 형태의 귀가 길게 묘사되어 있다. 몸통은 사다리꼴의 석주(石柱)에 불과할 뿐이며 옷은 통견(通肩)으로 양 어깨에서부터 평행선을 이루며 발목까지 내려와 좌우로 갈라졌다. 옷은 신체보다 약간 도드라져 보이게 조성되었으나 무늬는 전혀 없다. 앞으로 모아 배에 붙인 손과 팔의 일부가 음각선으로 표현되어 있고 대좌를 밟고 선발도 형식적인 묘사에 지나지 않는다.

일직선에 가까운 사다리꼴 석주 같은 자세라든지, 극히 단순화된 비사실적인 표현 수법, 특히 도포 같은 옷을 걸치고 봉분처럼 쌓아 올린 흙더미 위에 서 있는 모습은 분묘의 문관석인상(文官石人像)과 흡사하여 불상이라기 보다는 마을을 수호하는 미륵이나 무속적인 성격을 띤 석상인 듯하다. 높은 관을 쓴 점이라든지 그 위에 보개를 올려 놓은 점 등은 이웃한 관측사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 제218호)이나 대조사석조미륵보살입상(보물 제217호)과 연관성을 지닌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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