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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철제여래좌상 - 일본의 정기를 누르는 호국불상

by 넥스루비 2007. 8. 7.
전북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50

실상사 약사전(藥師殿)에 봉안된 신라시대의 철제여래좌상이며, 높이 266m이고, 무게 2.6t이다.
꼿꼿한 자세로 앉아 정면을 향하고 있는 이 불상은 두 발을 양무릎 위에 올려놓은 결가부좌(結跏趺坐)의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현재 광배(光背)는 없어졌고 나발(螺髮)로 처리된 머리위에는 높이 14cm, 밑변 48cm나 되는 큼직한 육계(肉괄)가 표현되었으나 머리와 확연히 구분되지 않고 있다.

얼굴은 넙적하여 거의 직사각형에 가까운데 얼굴 길이보다는 너비가 더 넓으며 이마는 좁은 편이지만 박진감이 넘치고 있다. 비교적 넓은 얼굴에 가늘고 긴 초생달 모양의 바로 뜬 눈, 이마에서 거의 일직선으로 내려오는 아담한 코, 두터우면서도 윤곽이 뚜렷한 입 등이 조화있게 배치되어 있다.

현재 두 손은 모두 나무로 만들어 끼워놓았는데 1987년 복원불사때 나온 원래의 철제손들을 복제하여 두었다. 수인(手印)은 오른손을 가슴에 들어 엄지와 셋째손가락을 거러잡고 다른 손가락을 활짝 편 시무외인(施無畏印)을 하고 있으며 왼손은 무릎에다 손바닥을 위로 향하게 올려놓고 엄지와 가운데 손가락을 맞잡고 있는 모양인데 이러한 수인은 아미타불의 하품중생인(下品中生印)이므로 이 불상은 약사불이 아니라 아미타불일 가능성이 크다.

법의(法衣)는 통견(通肩)의 대의(大衣)을 걸치고 있는데 어깨에서 가슴으로 내려오면서 굵은 띠모양의 옷깃이 있고 그 안은 U자형으로 넓게 터져 가슴이 많이 노출되었으며 그 아래로 엄액의(掩腋衣:대의 안에 윗내의로 입던 옷으로 왼쪽 어깨에서 오른쪽 겨드랑이로 걸쳐 입는다)가 보인다.
옷주름은 물결주름식의 부드럽고 유연한 주름으로 특히 팔의 주름같은 것은 매우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처리하였다.
대좌는 흙으로 만든 사각형의 대좌이나 현재는 허물어져 모습을 잘 알수 없다.

실상사 철제여래좌상은 9세기 중엽을 전후하여 그 조성이 부쩍 늘어난 철불의 한 예로서 구체적인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양식적인 면에서 볼 때 8세기의 긴장감과 활력이 넘치던 불상양식이 보다 해이해지고 보다 활력이 감퇴된 양식으로 변하였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9세기 중엽경에 조성된 초기철불의 걸작으로서 당시 철불상의 실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불상이다.

이외에 약사전의 좌향이 지리산 천왕봉과 일직선상에 있고 천왕봉은 일본 후지산과 정면으로 마주 대하고 있어서 이곳 철제여래좌상의 시선을 지리산 정상인 천왕봉을 향하게 하여 지리산 명당인 실상사의 좌향(坐向)으로 일본의 정기를 누르는 호국불상으로 국토비보의 풍수적 상징의 의미도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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