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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 석등 - 신라식 석등과는 구별되는 통일신라시대의 팔각석등

by 넥스루비 2007. 8. 7.

전북 남원시 산내면 입석리 50

경내 삼층석탑 앞에 서있는 통일신라시대의 석등으로, 높이는 5m이다. 팔각기둥의 전형적인 간주석(竿柱石)과는 달리 고복형(鼓腹形= 북형)간주석을 지닌 석등으로서 그 전체적인 형태는 화엄사 각황전 앞 석등이나 임실 용암리 석등과 유사하여 이 지방에서 유행된 석등형식으로 볼 수 있다.
8각의 지대석 위에 올려진 하대(下臺)는 이중으로 구획되어 하단부의 각면에는 안상(眼象)을 조각하였고 그 위로 잎이 넓은 8엽의 복엽복판(複葉覆瓣)을 매우 얕게 조각 하였다. 그리고 각판의 끝단에는 높게 솟아오른 귀꽃이 세줄의 구름문을 이루며 장식 되었다. 하대 위에는 3단의 간석받침이 있으며 그 위로 간석이 놓여있다.

간석은 고복형을 이루고 있는데 3단의 마디로 층급을 구획하였다. 즉 돌출된 마디마다 중앙부를 세줄의 띠와 클로바형의 화문장식으로 연결하였고 그 상하단에는 단엽(單葉)의 연판이 묘사되었다. 마디와 마디 사이의 잘룩한 부분에는 세줄의 돌출장식원이 둘러져 있다. 간석위로는 3단의 상대받침을 만들었고 그 위에 올려진 상대는 하대의 연판과 달리 단엽의 중판(重瓣)으로 조각하였다. 그리고 각 연판마다 화문(花文)장식을 첨가한 점이 특이하다.

상대위에 올려진 화사석(火舍石) 역시 8면으로 이루어져 각면마다 직방형의 화창(火窓)을 뚫었고 그 주위로 두줄의 선각장식을 조각하였다.
창호(窓戶)를 고정시키기 위한 작은 구멍이 뚫려있다. 화사석 위에 놓인 옥개석은 낙수면을 단엽의 연판으로 중첩시켜 덮고 있는 특이한 구조이다. 즉 기왓골이나 우동(隅棟)의 표현없이 각 연판의 구획선으로만 시문하였다. 연판의 끝단에는 하대와 동일한 형태의 귀꽃이 장식되었으나 부분적으로 절단, 탈락되었다.

상륜부는 현재 그 상태가 완전하며 간주석에 표현된 세줄의 띠와 화문이 동일하게 장식된 복발과 그 위로 3단의 마디를 구성한 뒤 귀꽃이 장식된 보개를 올려 놓았다. 보개의 상부면은 한 단 높게 돌출시켜 당초문을 시문하였다. 그 위로 뾰족한 연봉형 보주(寶珠)가 놓였는데 특히 중앙에는 선각으로 원형장식을 새긴 점이 특이하다.

현재 이 석등의 측면에는 등을 켤 때 오르내릴 수 있는 용도로 사용된 석조계단이 남아있는데 이것은 현존하는 석등 가운데 유일한 예로서 석등이 공양구(供養具)로서의 장식적 의미와 더불어 실용적 등으로 사용된 사실을 말하여 주는 것이다.
이 석등은 크기가 장중하고 화려한 장식과 단정한 비례미가 돋보이고 통일신라 후기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삼층석탑과 더불어 실상사 창건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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