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보성군 율어면 율어리 144
문형식 가옥은 현 주인의 부친인 泰休(태휴, 1871-1962)가 1890-1900년 사이에 건축한 것이다. 안채와 사랑채, 별당채(사당)와 곳간채가 있다.
집 앞에는 큰 감나무가 있고, 뒤로 사랑채가 있다. 사랑채의 왼편을 돌아 계단을 몇 개 올라가면 안채가 있다. 들어가면서 안마당의 왼쪽으로 보이는 곳에 한칸의 독립된 곳간채가 있고 그 오른쪽으로 안채가 사랑채 뒤로 앉았다. 안채의 동쪽 끝에 안마당을 향하여 직각방향으로 별채가 있다.
이 집 안채는 높직한 자연석 기단 위에 덤벙주초를 놓고 네모진 기둥을 세운 5칸 일자형(一字形) 집으로 전후 좌우에 툇간이 있는 전남지방의 전형적인 중상류 주거의 구성을 취하고 있다.
맨 왼쪽부터 고방(庫房)과 부엌, 큰방, 마루, 작은방이 차례로 붙어 있다.
마루는 전면 2칸 측면 1칸반으로 규모가 큰 편인데 중앙의 절반을 막아서 후면으로는 고방을 만들었다.
이런 식으로 고방을 만드는 것은 남도지방에서 오래 전부터 해온 독특한 방식이다.
지붕은 팔작 기와지붕이며 합각부분에 암기와를 끼워 간결한 물결무늬를 만들었다.
사랑채는 전면 4칸의 一字(일자)집으로 원래 초가였으며 현재는 시멘트 기와로 이었다. 사랑채는 안채보다 나중에 지어졌는데, 전면 4칸에 앞뒤에 퇴를 붙인 양퇴집이고 좌우에도 툇칸을 붙였다.
광, 부엌, 나뭇간, 아랫사랑, 윗사랑, 잠실(누에를 치는방)이 들어있다. 잠실은 개조된 것이며 원래모습은 알 수 없다.
별당은 원래 사당이었던 것을 개조했는데, 3칸 일자집에 전후 좌우에 퇴가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감실방, 마루(온돌로 개조), 광의 순서로 되어 있으며, 일종의 작은사랑에 해당한다. 광 위쪽의 반간은 비워두어 헛간으로 사용하도록 하였다. 초가집 원형으로 복원하였다.
이 집에서 가장 특색 있는 것은 곳간채의 구성이다.
이 집의 곳간은 모두 세 곳으로 우선 안채의 서쪽으로 독립된 한 칸의 곳간이 있는데 전면에는 뒤주문(널판을 위에서 아래로 포개어 닫는 문)을 달았다. 사모지붕에 기와를 씌워 놓았다. 이곳에는 주로 나락(쌀)을 보관했다.
안마루 후면의 도장이나 안채의 양쪽 끝에 있는 두지 및 곳간은 수장공간의 다양한 구성을 보여 주는 독특한 요소들이다.
지금도 여전히 살림집으로 쓰이고 있다.
이 집이 민속자료로 지정된 것은 물론 집의 형태 때문이겠지만, 한편으로는 마당에 꼬리 긴 장닭이 걸어다니며, 순박한 시골 개가 주인 없는 집을 지키고 작은 꽃밭에 맨드라미, 백일홍, 봉숭아가 뒤섞여 피어있는 모습에서 더 짙게 느껴지는 남도의 생활정서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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