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남제주군 남원읍 신례리 산2-1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국화로 지정하여 공원, 학교 등지에 널리 심는 나무이나, 아직까지 일본에서는 자생지를 발견하지 못하였다. 자생의 왕벚나무가 처음 발견된 것은 1908년 4월15일 서귀포시 서홍리 소재 성당에 와있던 프랑스인 따께신부가 제주도에서 채집된 표본을 당시 장미과 식물의 권위자인 독일의 베르린대학 코헤네박사에게 보냄으로써 그에 의해 제주도가 왕벚나무 자생지임이 처음으로 밝혀졌다. 그 후 미국의 하바드대학 윌슨박사가 일본에서 왕벚나무 자생지를 찾으려 했으나 실패하자 산벚나무와 올벚나무의 교배에서 생긴다는 잡종설을 발표하여 일본학자들의 많은 지지를 받았다.
1993년 4월 경도제국대학 고이즈미 겐이찌박사가 한라산 남쪽 수림속에서 왕벚나무를 찾아내고 확인 발표함으로써 오랫동안 학계에서 논쟁 대상이 되었던 것을 해소시켰다. 이 신례리 왕벚나무 자생지는 제주시에서 서귀포로 가는 5·16도로 수악교 남쪽 해발 500m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남제주군 수악교 남쪽 해발 600m 지점 5·16도로에서 서쪽으로 약 200m 떨어진 숲 속에 세 그루의 왕벚나무가 자라고 있다. 이곳은 1932년 4월 20일 일본 경도대학(京都大學) 교수였던 코이즈미(小泉源一)가 왕벚나무 한 그루와 제주벚나무(P.yedoensis Matsum. var. mudiflora Koehne) 한 그루를 확인하였다고 한 지점과 거의 일치되는 곳이다. 코이즈미와 1933년에 이곳을 방문하여 왕벚나무를 확인한 타케나카(竹中)의 보고서에 의하면, 이곳은 당시 목장지대로서 계곡 등에는 잡목림이 남아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주변에 구실잣밤나무가 남아 있으나, 대부분은 수령이 오래지 않은 잡목림으로 탈바꿈되었다.
현재 이곳에 남아있는 왕벚나무는 세 그루다. 이들 중에서 가장 큰 나무는 높이가 10m이고 흉고(胸高) 둘레는 98㎝, 수관폭(樹冠幅)은 13m이며, 붉은색의 꽃이 핀다. 다른 나무는 높이가 9m이고, 흉고둘레는 96㎝이며, 근원부에서 1m 되는 곳에서 싹이 나와 갈라지며, 수관폭은 10m이고, 꽃잎은 백색계열이다. 가장 작은 나무는 높이가 6m이고, 흉고둘레는 30㎝, 수관폭은 3m이며, 꽃잎은 백색계열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왕벚나무의 자생지는 대부분 한라산 북쪽의 관음사를 중심으로 한 산북지방에 집중되고 있으나, 이곳은 산남지방에서는 유일하게 왕벚나무 소집단이 발견된 곳이다. 이곳의 식생은 난대림의 구성요인들이 많으며, 특히 굴거리나무·새덕이·사스레피나무 등 상록활엽수와 낙엽활엽수가 뒤섞여 자라고 있는 점이 특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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