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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향암각 - 미륵신앙의 한 형태로 사료되는 매향암각

by 넥스루비 2007. 8. 7.

매향의 의식은 현존하지 않기 때문에 그 용어 자체를 자세히는 알 수 없으나 민속적으로 침향목을 땅에 묻어 미륵보살을 공양하며 도솔천의 미륵정토에 왕생하고자 하는 종교의식으로서 매경과 같은 취지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매향비'라고 하는 것은 매향을 하면서 그 연유와 시기, 장소, 관련된 사람을 기록한 비문을 말하며, 매향이란 글자 그대로 향목을 땅에 묻는 민간 불교 의식을 지칭하는 것으로, 미래 구복적인 성향이 강한 미륵신앙의 한 형태로 파악되어지고 있다. 이러한 매향을 추진케 된 것은 '왜적의 창궐'이라는 역사적 배경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여말 선초라고 하는 역사 전환기가 정치적인 면에서 지배층의 불안이었다면, 왜구에 의해 격심한 침탈을 받던 해안 지방의 백성들 입장에서는 왜구의 창궐이 보다 큰 불안이요, 현실적 위기감이었다고 생각되는 것이다. 따라서 매향지의 백성들은 그들의 피부로 느끼고 있는 이와 같은 현실적 고통감과 불안감으로 부터 구원받는 방법으로서 미륵신앙과 접합된 종교의식으로 매향을 택했던 것으로 생가해 볼 수 있다. 그러면 처녀바위의 '매향비'에 새겨전 '수륙무차대회'는 무엇이란 말인가? 이는 곧 수륙회라 일컫는 수륙재가 아닌가? 또 오늘의 풍어제 제의에서 엿볼 수 있는 양태, 곧 바다와 육지에 있는 고혼과 아귀를 위하여 올리는 제의 옛 형태가 아닌가? 이 비문은 조선초기 태종 18년(1418)에 승려와 신도들이 이곳에 매향하고 그 내용을 암각한 것이다. 정유 2월 15일과 무술 2월 15일에 수륙무차대회를 베풀어 포락에 향을 침향한 연후에 여러 비구와 더불어 시방 시주의 명단을 적은 것이다. 30여명의 명단이 적혀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매향의식은 관민과 승려가 공동으로 향한 불사로서 대중적 행사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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