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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극락전 - 아름답고 소박한 우리나라 최고의 목조건물

by 넥스루비 2007. 8. 7.

경북 안동시 서후면 태장리 901

'한국 최고의 목조건물', '전통적 주심포양식의 유일한 예', '고려시대의 대표적 건물'. 이 모두 봉정사 극락전을 두고 의례 붙어 다니는 수식어들이다.
1972년 극락전을 해체 수리할 때 종도리밑의 홈에 수장된 한지에 기록된 1625년에 작성된 「극락전 상량문」에 의하면 1363년(공민왕 12)에 건물의 지붕부분을 중수한 기록으로 건립 절대연대는 1363년보다 100년내지 150년 정도는 앞서 건립되었을 것으로 (12 ∼ 13세기초) 추정하기 때문에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극락전은 가공석 및 자연석으로 쌓은 기단 위에 정면 3칸, 측면 4칸 규모로 지은 주심포계(柱心包系) 맞배지붕 건물이다. 근래 보수전에는 정면에 세살창을 달았었는데 보수하면서 중앙의 두짝널문(板門)을, 양협칸에는 채광용 붙박이창을, 후면은 중앙칸에만 널문을 달았다. 바닥도 마루였으나 이것도 복원하면서 전(塼)을 깔았다. 천장은 연등천장으로 목조가구가 그대로 노출되도록 하였는데 가구의 꾸밈과 가공이 세련되고 아름답다.
이러한 모습들은 고려시대 이전의 모습이다. 전면의 개구부가 작기 때문에 내부는 무척 어둡게 되고 광창을 통해 전돌바닥에 떨어지는 광선이 반사해서 불상을 비치게 된다. 주목되는 것은 불단위에 가설된 닫집이다. 전형적인 다포계 구조를 하고 있는 점이 중요하다.

측면의 가구는 4칸인데 정면보다 한 칸이 많은 기형적인 칸살 구성으로 높은기둥(高柱)을 종도리까지 올리고 그 옆에 중간 기둥을 그리고 양끝에 낮은 기둥(平柱)을 세운 후 3단의 수평재를 걸어 기둥사이를 잡아 매었다. 기둥 상부에는 7개의 도리(외목도리까지 치면 모두 9개)를 걸고 다시 도리들 사이를 경사진 합장부재들로 연결했다. 다시 말하면 마루도리와 주심도리를 잇는 팔(八)자형 솟을합장을 둔 것이 특색이다.
이렇게 수많은 수직 수평 사장재들이 결구된 양측면은 마치 견고한 내력벽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지붕을 얹고 내부공간을 구성한 것이다.

극락전 건물이 지닌 몇가지 특징은 통일신라시대 이후 고려까지 계승된 이른바 고식(古式)으로 여겨지고 있다. 즉 기둥머리와 소로의 굽이 곡면으로 내반되어 있는 점과 대들보와 평방위에 산모양의 복화반대공을 배열하고 있는 점, 그리고 첨차 끝에 쇠서를 두지 않는 점 등을 미루어 부석사 무량수전보다 양식적으로 선행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극락전은 무엇보다도 극락전에 적용된 특이한 구조방식이 남아있는 건물들 가운데 유일하기 때문이다. 극락전은 신라시대부터 지속되어 온 전통적인 구조방식을 따르고 있는 유일한 건물인 것이다.

이 건물은 주심포형식의 공포를 갖는다.
그러나 부석사 무량수전이나 수덕사 대웅전의 주심포 형식과는 전혀 다른 계통의 형식이다. 공포와 지붕틀을 구성하는 부재들의 형태와 결구 방식에서 두 경우는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예컨데 봉정사 극락전을 보뻘목의 끝머리를 수직으로 잘랐다든지(直切), 주두굽의 단면이 굽받침이 없이 곡선을 이룬다든지(曲柱科)하는 차이들인데 이런 것들은 봉정사 극락전의 공포형식이 부석사나 수덕사보다 오래된 형식임을 보여주는 것들이다.
부석사와 수덕사 이후의 주심포 형식이 고려중기에 중국 남부로부터 수입된 새로운 구조형식이라 한다면 봉정사 극락전의 주심포 형식은 신라시대부터 사용되어 왔던 오래된 형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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